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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도 사람이 산다. 살아가는 근본 모습도 같다. 다만 역사와 환경이 다름에서 풍습과 생활형식이 다를 뿐이다. 여행의 참 목적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이해하는 것으로 상식을 넓히고 지혜와 슬기를 익혀 나름대로 구김살 없는 풍요한 삶을 구가하는 데 있다.

다양한나라 민족이야기
2005.01.23 13:59

다양한 나라 - 네델란드 암스텔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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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휘저은 큰 역사 작은 나라


제방 허물기 시작한 “제방의 나라”

백과사전을 들추지 않고 네델란드(和蘭)를 머리에 떠올려보자. 무엇이 생각날까. 풍차의 나라, 운하의 나라, 축구의 나라, 튤립의 나라다. 입헌군주국이면서 세계 최고수준의 복지국가를 자랑한다. 아니 그 이전에 또하나 떠올릴 게 있다. 제방의 구멍을 발견한 소년이 자기 팔로 구멍을 막아 바닷물의 침식으로부터 조국을 구했다는 애국 미담이다.

Nederlanden란 낮은 나라라는 뜻이다. 라인․마스․발의 3대 하천 하류유역에 있어 전국토의 13%가 해발고도 1m 이하이고, 25%가 해면보다 낮으며, 최저부는 해면 아래 6~7m나 된다. 제방을 쌓아 바닷물이 흘러들지 못하게 한 농경지에서 목축을 하고 농사를 지어 세계에서 손꼽히는 치즈생산국․농업국이 되었다.

“하나님은 바다를 만드시고 네델란드인은 육지를 만든다”
마치 신에게 도전하듯 네델란드는 물과 싸워 물을 이겨낸 역사를 자랑한다. 풍차는 간척을 위해 물을 퍼낸 역사의 흔적이며 조선술의 발달 또한 필연이라 할 수 있다. 17세기부터 시작된 바다와의 싸움은 최근까지도 계속되었다. 최근의 대표적인 예는 암스테르담 북쪽 80km 지점에 있는 덴 오에버(Den Oever)곶에서 30km나 떨어진 건너편 해안까지 이어져 있는 제방으로 북해와 조이델해를 막아 넓은 육지를 만들었다. 안쪽 아이셀강 물은 담수화되어 아이셀호라고 이름 붙였다.

그런 네델란드가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상상도 못한 일을 벌이고 있다. 나라의 근본인 제방을 허물어 국토의 일부를 옛날 모습대로 물에 잠기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자연회귀를 위한 마스터플랜>이다. 92년부터 본격 추진된 이 마스터플랜은 이미 이 나라 국민의 많은 삶터를 강물 속으로 돌려보냈다. 암스테르담 남쪽 우트리히트주 블라우에 카머가 대표적인 곳으로, 북해로 흐르는 라인강의 하류인 이곳의 2m 높이 제방은 93년 여름 포클레인의 억센 발톱의 공격을 받아 순식간에 흔적없이 무너졌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수많은 네델란드 청년이 총부리 앞에 스러져간 역사적 격전지였던 총면적 36만평의 농지가 자연회귀 마스터플랜의 기치 아래 라인강의 넘실대는 물결 속으로 돌려진 것이다.

우트리히트주 민간환경연구소인 우트리히트 기금이 수행한 이 프로젝트는 84년부터 정부의 지원을 받아 농토를 조금씩 매입, 자신들의 소유재산으로 만든 뒤 87년 이후 자연보호지역으로 보전해왔고, 90년 국가차원의 프로그램이 마련되면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려진 것이다. 하나님은 바다를 만드시고 네델란드인은 육지를 만든다,며 등등했던 기세가 “하나님께 무조건 항복”으로 바뀐 것만 같다.      

정부의 마스터플랜은 자그마치 총 60만에이커(7억3천만평)의 거대한 토지를 개간 이전의 상태인 삼림이나 늪지, 호수로 되돌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전체농지면적의 10%에 이르는 넓은 땅이라 놀라지않을 수 없다. 순리를 거역하는 자연과의 싸움은 결국 재앙을 안겨주고 만다는 환경단체의 면밀한 연구결과를 네델란드 정부가 수용한 결과이다.

개간지에서 자연으로 회귀한 블라우에 카머는 몇 년 지나지않아 이들의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해 주었다. 아무런 식물종을 파종하지 않았음에도 버드나무 오리나무 등 수십종의 수목이 자라났고 멸종 위기에 처한 새들이 수십마리 떼를 지어 서식하게 되었다. 백조 오리 따위 물새들이 부리를 놀려대고 야생말 사슴 뱀 박쥐 들쥐 따위도 지천에 볼 수 있게 되었다.  
  
대항해 시대 세계를 누빈 네델란드 상인

다음으로 떠오르는 것은 대항해시대 세계를 누빈 네델란드 상인이다. 동인도회사를 만들어 인도양과 지나해(中國海)를 누볐고 서인도회사로는 아메리카대륙 및 아프리카 서해안 제국과의 무역을 선점했다.

16세기 1백년은 네델란드에 큰 변환기였다. 1515년부터 에스파냐왕 겸 독일 황제 칼 5세의 통치를 받았는데, 네델란드인은 1517년 종교개혁 때 신교를 택했다. 그러나 칼 5세와 그 뒤를 이은 필리페 2세는 종교재판소를 마련하고 신교도를 탄압하였다. 이에 네델란드인은 총궐기하여 에스파냐로부터의 독립을 외쳤다. 1618년부터 30년 전쟁을 벌인 결과 1648년 독립을 쟁취했다.  

경이롭게도 여기에 네델란드 상인의 역할이 매우 컸다. 동인도회사에 이어 서인도회사를 만들어 아프리카 서안, 아메리카연안에 대한 무역 독점권을 행사하며 식민지 건설, 총독 등의 임면, 입법․행정․군비․조약체결 등의 권한을 부여하였다. 어떤 면에서 그들은 무역․식민 따위보다 에스파냐세력 타도를 위한 기관으로 이용되었다. 포르투갈 식민지인 브라질의 사탕재배 지역을 점령하고, 바다에선 에스파냐선 나포에 광분하는 한편 북아메리카의 뉴네델란드 식민지엔 뉴암스테르담시를 건설하였다.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의 바타비아(쟈카르타)를 점거하였으며 일본의 나카사키까지 진출했다. 이들의 나가사키 진출은 400년이 지난 오늘도 <하우스 텐 보스(숲속의 집)>라는 거대한 테마파크로 남아 일본 속의 네델란드로 각광받고 있다.

이렇게 아시아를 누비는 과정에서 1628년(인조6년) 우리나라에 표류해 온 네델란드 선원 J.J.웰테브레는 아주 귀화해서 박연(朴淵)이란 이름을 나라로부터 받고 훈련도감을 지내는 한편 대포를 만드는데도 공헌했다. 1653년에는 하멜 일행이 제주도에 표류하여 억류되었다가 66년 탈출, 68년 본국에 돌아가 조선의 존재를 처음으로 유럽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우리나라가 네델란드의 존재를 안 것은 1628년이요, 네델란드가 조선의 존재를 안 것은 그 40년 뒤인 1668년인 셈이며, 유럽 국가로서는 첫 교류국이라는 인연도 있다. 이후 우리나라와의 인연은 계속되어 1907년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는 이준이 파견되었으나 일본의 방해로 참석하지 못하고 순국한 비사도 있고 6․25때는 유엔군의 일원이 되어 우리를 도왔다. 61년 단독 수교한 이후 사증면제협정, 항공협정, 투자보장협정, 이중과세방지협정 등을 체결, 양국의 우호는 증진되어왔다.        

어쨌든 네델란드 선대(船隊)가 세계의 해양에서 크게 활약한 17세기는 네델란드의 전성기였으며, 당시 암스테르담은 세계 최대의 해항(海港)이었다. 상업의 융성과 함께 문화도 활짝 꽃피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영국 및 프랑스와의 장기간에 걸친 전쟁과 격렬한 내란으로 국력을 소모했고, 1810~1813년은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프랑스에 국권을 넘겨주기까지 했다. 그 뒤 빈 회의에서 새로운 독립이 인정되었으나, 1830년 벨기에가 떨어져 나갔고 39년 양국의 분리 독립이 정식으로 성립된 뒤 네델란드왕국으로 재탄생하여 오늘로 이어진다.

이렇듯 세계사에 굵게 새겨진 네델란드는 사실은 아주 작은 나라이다. 국토면적은 경상남북도를 합친 것만 하고 인구는 1천5백만명(94년)에 불과하다. 그러나 국민소득은 2만불에 가깝다. 서쪽과 북쪽은 북해에 접하여 영국과 마주보고 있고, 남쪽은 벨기에, 동쪽은 독일과 국경을 이루고 있다. 언어는 네델란드어가 있지만 전국민이 영어를 포함 2~3개 국어는 유창하다. 작은 나라가 그만한 역사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오직 근면함과 혹독한 자연조건을 극복하는 강인함 덕분으로 보아야 한다.        

국적불명의 개방된 도시 암스테르담

네델란드를 단독으로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유럽여행의 일환이거나 베네룩스 3국 여행으로 찾는게 보통이다. 따라서 유레일 등 기차로 가게 된다.

아름답고 깨끗한 이미지만 갖고 암스텔담 중앙역에 도착하면 항구도시 특유의 국적불명 개방분위기가 여행자를 놀라게 한다. 세계 각국의 뱃사람이 드나들 때 생겨난 홍등가도 옛모습 그대로다. 곱게 화장한 창녀들이 벌거벗은 몸으로 유리 진열대 안에 다소곳이 앉아있다. 지금은 뱃사람이 아닌 관광객이 그들의 손님이다. 눈요기만으로도 매우 즐겁다. 경찰이 순찰을 돌며 홍등가의 질서를 지켜주는 모습 또한 동양인에게는 이채롭기만 하다.

관광의 중심은 담광장이다. 중앙역을 빠져나와 10분 정도 곧장 대로를 따라가면 된다. 호텔 레스토랑 상가가 이곳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작은 도시여서 시내 관광 명소는 모두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고호 미술관․국립미술관․시립미술관 등이 모여있는 미술관 광장까지도 걸어가면 좋다. 몇 개의 운하와 다리, 꽃시장을 지나 간다. 램브란트의 생가, 안네 프랑크의 생가, 왕궁, 역사박물관도 모두 담광장에서 가깝다.

자전거를 탈줄 알면 자전거를 빌려 시내를 일주하고, 교외도 나가볼 수 있다. 비탈길, 언덕길이 전혀없는 네델란드는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기에 최적의 나라이다. 당일치기로 피곤을 느낄 필요없이 네델란드의 아름다운 정원을 만끽할 수 있다. 교외의 치즈마을, 움직이는 풍차도 둘러보고 보트도 탈 수 있다. 자전거를 빌리는 데는 약간의 보증금만 주면 된다.

운하는 옛날에는 중요한 교통수단이었으나, 지금은 관광용이다. 운하를 따라 거리를 거닐면 낡은 벽돌집들이 양옆으로 빽빽이 들어선 암스텔담만의 고유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한번쯤은 유람선을 타고 돌도록 하자.

암스텔담 여행의 별미는 △하이네켄 맥주공장 △암스테르담 노천시장 △다이아몬드 연마공장 견학이라 할 수 있다. 그 이름이 우리에게도 익숙한 하이네켄 맥주공장은 중앙역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 있다. 2플로린(길더)으로 맥주를 3~5잔이나 마실 수 있으며 햄이나 치즈 등 가벼운 안주도 나온다. 노천시장은 이곳 사람들의 생생한 생활내음을 맡을 수 있는 곳이다. 어디를 가건 재래식 시장을 둘러보는 것은 여행의 필수이다. 암스테르담의 자랑거리는 많지만 그중 대표적인 것이 다이아몬드와 골동품이다. 전세계에 유통되고 있는 다이아몬드의 대부분이 암스테르담과 안트와프에서 연마된 것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오랜 세월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보석인만큼 원석이 닦여지면서 점점 광채를 띠어가는 모습이 마냥 흥미롭다. 견학후 면세점에서 살 수도 있다.

또 하나 볼거리는 대항해시대를 꿈꾸게 하는 국립해양박물관이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배의 정교한 대형 모형이 연대순으로 진열되어 있다. 고대 지도 복제품도 팔고 있다.

세계 최대의 꽃 경매장이 서는 알스미어는 암스테르담 근교에 있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화훼류는 꺾꽂이 꽃만도 1천 6백만 송이로 세계 꽃시장 물량의 30%에 달한다. 이곳 사람들은 말한다. “도쿄의 장미꽃, 베를린의 백합, 로마의 카네이션값이 같은 날 아침 알스미어에서 결정된다”고.  

이준열사 기념관 있는 헤이그시

암스테르담이 개방된 국제도시라면 헤이그는 네델란드 분위기를 대표한다. 순국한 이준 열사로 인해 우리에게도 이름이 귀에 익은 도시이다. 95년 광복 50주년에 맞춰 이준열사 기념관이, 그가 망국의 한을 새기고 투숙했던 헤이그시 와건스트라트124 옛 드용호텔에 마련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순국선열 사적지인 셈이다.

헤이그의 볼거리 중 으뜸은 마두로담(Madurodam)이다. 네델란드 전국토를 25분의 1로 축소하여 만든 유원지이다. 이곳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방문자는 소인왕국을 여행하는 걸리버가 된다. 하지만 마두로담시는 단순한 관광용만은 아니다. 자체의 행정조직을 갖추고 발전하고 있는 독립도시이다. 네델란드의 과거와 현재를 응축한 역사의 현장이며 동시에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보는 창조의 산실이다.

헤이그 관광의 중심은 비넨호프광장이다. 역사가 오랜 도시일수록 광장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광장 한모퉁이에 네델란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 마우리츠호이즈 미술관이 있다. 비넨호프에서 북쪽으로 향하면 목요일마다 골동품 시장이 서는 포르하우트 광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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