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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맑게 하고 소화를 돕는 차. 차는 인간에게 무한한 활력을 주며 오묘한 사색의 숲으로 인도한다. 성품이 부드러워 늘 마셔도 부작용이 없는 인생의 반려. 색향미를 음미하며 눈을 감으면 나도 모르게 조금씩 용서와 이해와 조화의 심미안이 열린다.

대용차이야기
2005.03.30 16:32

대용차 - 홍차

조회 수 10760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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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홍차(紅茶/black tea)”하면 영국을 떠올린다. 영국인들은 지금도 티타임을 즐기며 본․차이나와 함께 홍차산업을 발전시켰다. 홍차 끓이는 법을 대표하는 것도 영국식이다.

요즘은 선호도가 약간 달라진 감이 있지만 육칠십년대 한창 멋부리던 엘리뜨 계층이 즐기던 음료는 홍차였다. 근사한 관광호텔 커피숖에 앉아 “티(tea)”를 주문하면 웬지 해외물(?)을 먹은듯 싶어보이며 돋보였다. 티는 “블랙 티”가 바른 부름인데, 대개 영국산 맆톤으로 티백이었다. 노랑과 빨간색으로 디자인 된 포장을 벗기고 티백을 꺼내 우유빛 본․차이나 잔의 뜨거운 물에 담그면 잉크 번지듯 붉은 색이 피어났다. 그런데 차에 익숙치 못한 우리는 대개 한 번 우려 마시면 그만으로 알았다. 외국인들이 더운 물 더 달래서 두 번, 세 번 우려 마시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 글을 본 후 호텔 라운지에서 티를 마실 경우, 웨이터에게 더운 물을 더 달래보자. 친절하게 뜨거운 물을 갖다줄 것이다.

알아둘 것은 홍차 역시 티백 제품은 아무리 특급호텔에서 취급하는 것이라도 중하품이라는 사실이다. 홍차도 좋은 것은 녹차처럼 잎으로 되어있다. 찻잎과 뜨거운 물(100℃)을 주전자(본․차이나)에 넣어 우려서 마신다. 차잡지(월간茶談)를 만들 때 한국에 주재하는 영국인 외교관 집에 간 적이 여러번인데, 한 번도 티백 쓰는 것을 보지 못했다.

홍차를 맛있게 우리려면 먼저 정결한 물을 끓인 뒤 주전자를 그 물로 덥힌다. 다음 필요한 양의 차를 넣는다. 차 수저로 양을 가늠하는데 혼자 마실 경우 엷게 마시고 싶으면 셋, 진하게 마시고 싶으면 다섯스푼 정도를 넣는다. 표준량은 물 1ℓ에 차 17g 정도이다. 뜨거운 물을 붓고 4-5분 기다리는 데 경우에 따라서는 이때 보온용 커버를 씌우기도 한다. 맛을 결정하는 데는 눈대중이 최고이다. 찻물이 마음에 드는 색깔이 되기만 하면 더 이상 우려내지 않는 것이다. 다 우러난 뒤에는 개인 취향에 따라 밀크나 레몬 등을 첨가해 마신다. 식은 차는 마시지 않는다. 맛이 없고 떫기 때문이다.

영국인의 전통적인 방법 - 립톤이 홍보하는 홍차 마시는 법 - 은 잔에 따를 때 우유가 먼저이다. 이유는 우유에 들어있는 카세인이란 단백질이 차에 함유된 타닌산을 녹지않게 하여 차의 수렴효과(收斂效果)를 부드럽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차를 걸르는 데 체를 쓰지않았다. 티백은 중하급품으로 일반가정에서는 쓰지 않았다. 잎차를 즐기다보면 찻잔에 차를 따를 때 이파리가 따라 나온다. 가라앉는 것도 있고 뜨는 것도 있는데 영국 처녀들 사이에는 그 수를 보고 그날 운세를 점치는 게 유행이었다. 3이란 숫자를 좋아하던 한 처녀는 어느 날 하루 다섯 번 차를 마시는데 한결같이 이파리가 3개 뜨자 그날 데이트한 남자와 결혼을 결정해 버렸다.

영국인의 신사도가 홍차에서 만들어졌다는 말은 유우머에 불과하다. 차에 관한 특별한 에티켓이나 예절은 없기 때문이다. 차는 영국의 모든 가정이 애음하고 - 여왕도 분명 마실테지만 - 완전히 생활화 된 음료일 뿐이다.

영국에는 차만을 파는 가게는 없다. 카페나 일종의 경양식집에서 케잌 과일 샌드위치 같은 가벼운 음식과 함께 차를 판다. 이런 것이 생활에 배어 청소년들의 티파티 역시 케잌 과일과 홍차만으로 이루어진다. 천지에 술파는 가게가 널려있고 청소년 파티에도 술이 꼭 끼고야 마는, 그래서 종내는 우울해지고마는 작금의 우리 청소년 세태에서보면 여간 건전해 보이는 게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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