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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맑게 하고 소화를 돕는 차. 차는 인간에게 무한한 활력을 주며 오묘한 사색의 숲으로 인도한다. 성품이 부드러워 늘 마셔도 부작용이 없는 인생의 반려. 색향미를 음미하며 눈을 감으면 나도 모르게 조금씩 용서와 이해와 조화의 심미안이 열린다.

대용차이야기
2005.03.30 16:34

대용차 - 연차

조회 수 10546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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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불연이면 소화불량… 연차(煙茶)


뜻밖이라 여길 독자도 있겠지만 이번호엔 쉬어가는 기분으로 연차를 소개한다. 차 마시는 풍습이 쇠퇴한 동기 설명에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연차란 곧 담배인데 처음 수입되어서는 연차(煙茶) 또는 신차(新茶)라 불렀다.  

조선에서 차문화가 사라진 치명적 동기의 하나는 임진 정유의 두 왜란(倭亂)이다.  명이 원군을 보내 국난을 극복했음은 익히 알고있을 것이다. 전쟁이 끝난 뒤 사례로 명에 세폐를 보냈는데, 이때 명이 요구한 목록에는 조선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양의 차(茶)가 있었다. 전쟁을 도우며 남부지방을 휘돌다 지리산에 양질의 차가 많음을 본 명장(明將) 양호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였다.

조정은 차를 마련하기 위해 차나무가 있는 산아래 주민들을 밤낮없이 산으로 내몰았다. 지리산 기슭 주민들은 남녀노소 가리지않고, 새벽부터 불려나가 농사일 전폐하고 하루종일 찻잎따기에 시달려야 했다. 견디다 못한 백성들은 차나무가 있는 산에 불을 지르고 말았다. 그들에게 차는 은혜의 식물이 아니라 원수 덩어리였다. 불을 지르면 붙잡혀가 중벌을 받았지만 백성들은 차라리 그 형벌을 택했다. 역사의 한 페이지겠지만 당시 백성의 신세는 얼마나 참담했을까. 이때에 허준의 동의보감이 편찬되자 백성들은 여기서 지혜를 얻어 인삼즙, 쌍화탕, 결명자, 율무, 칡즙, 구기자 따위를 차 대용음료로 개발하고 발전시키게 되었다. 이 사실만 보아도 우리 민족의 차생활 습속이 얼마나 깊이 배어 있었는가를 알 수 있다.    

담배가 수입된 것은 이때였다. 담배를 파우는 것이 차를 마신 것 같이 머리를 맑게한다하여 연차라 이름했고 일상다반사에 버금가는 “식후불연이면 소화불량”이라는 유행어도 만들어졌다. 담배는 금세 번져 선비간에 불연자가 드물게 되었다.

그런데 광해군은 담배를 싫어해 누구든 앞에서 피우는 것을 싫어했다. 정승이라 할지라도 임금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웃사람 앞에서 담배 피우지 않는 우리만의 독특한 풍습이 생겨나게 되었다.

담배가 건강을 해치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여기에 우리 풍습은 웃사람 앞에서 피우면 안되는 도덕율까지 겹쳐, 아버지와 아들, 스승과 제자의 대화까지 방해하여 은연중 사회 발전까지 해치고 있다. 금연을 하던지 아니면 그야말로 차 대용인 연차(煙茶)로 삼아 상하 가리지 말고 만남의 자리를 훈훈하게 하는 수단으로 삼든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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