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언제 읽어도 우선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위선이나 불의에 대항하여 정의를 세우면서 인간성을 옹호하고 정신을 이끄는 따위는 다음 이야기입니다.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와 가슴을 파고드는 반취 이기윤의 소설들에는 독특한 향기가 있습니다. |
칼럼
2002.02.02 04:26
칼럼 - 담배, 공생의 묘를 찾아야한다 (담배신문-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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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공생의 묘를 찾아야 한다. (담배신문 3월 16일/ 3면 특별기고)
애연가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중국인의 애차벽, 미국인의 커피벽 못지 않은 우리 국민의 애연벽(癖)이 벽(壁)에 부딪힌 셈이다. 즐길 것이 적은 사회이기에 환경이나 위생은 불문에 붙이고 완화나 위안 따위 정취를 취했던 것인데 금연을 강요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담배처럼 흡연과 금연 양파가 끈질기게 대립하는 기호품도 드물다. 피운다고 모두 예찬자가 아니요, 안 피운다고 반대자가 아닌 점도 흥미롭다. 또 대개의 나라가 흡연의 폐해를 들어 엄하게 금지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세계 제일의 흡연자 천국인 일본도 기독교와 함께 흡연을 금지한 일이 있고 청나라도 심양에 정도하였을 때 흡연자를 극형에 처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만은 아직 금연령을 발포한 예가 없었다.
이유는 담배에 관한 예절이 깍듯했던 때문으로 보인다. 놀랍게도 담배 예절을 습성화한 나라는 지구촌에서 우리 밖에 없다. 술에 주례가 있고, 차에 다도가 있듯 담배에는 연의(煙儀)가 있다. ▲손님에게 주인이 반드시 담배를 권하며, 손님은 한두 번 사양하다 피우는 것이 상례였고 ▲윗사람에겐 불을 붙여 드리되 사양 없이 받으며 ▲어른이나 귀인 앞에서 아랫사람이 피우지 않았고 ▲길에서 절대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여기에 ▲재떨이 없는 곳이나 비흡연자 있는 곳에선 담배를 아예 꺼내지 않는다 는 조항 하나만 추가하면 현대에도 부족함 없는 의칙(儀則)이 될 것 같다. 콜롬부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알려진 담배는 대략 1600년 전후 세계로 번졌는데, 오직 우리 나라에만 예절이 있었으니, 가르치거나 시키지 않아도 행할 줄 알았다.
금연운동은 다 알다시피 건강에 해롭고 환경을 오염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피우는 사람보다 옆 사람에게 더 해롭다는 주장에 이르러서는 흡연자를 더 이상 논의의 대상으로 인정하려 하지도 않는다. 이에 질세라 흡연자는 '담배소비자'라는 용어를 앞세워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주장해 보지만, 사실상 대세는 (대통령까지) 금연파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흡연자는 야만인이요 추방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금연자가 늘었다. 많은 사람이 가슴을 쥐어 뜯어가며 담배를 끊었다. 그런데, 그러면 마땅히 담배소비가 줄어야 하는데 통계상으로는 증가하고 있다. 여성과 청소년층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러면서 담배 예절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나라가 금주령은 비일비재했으나 담배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로 일관한 것이 담배 예절 때문임을 모르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담배는 ▲정신을 혼취케 함이 술과 같다 하여 연주(煙酒)라 하기도 했고 ▲피로를 풀어줌이 차와 같다 하여 연차(煙茶)라 부르기도 했다. ▲그리고 한번 배워 습성이 되면 잊으려하되 잊을 수 없으므로 상사초(相思草)라 했다는 기록도 있다. 마치 우미인이 죽어 우미인초(虞美人草)가 되고, 양귀비가 죽어 양귀비화(楊貴妃花)가 된 것과 같다. 담배의 매력은 이외에도, 취함을 깨게 할 수도 있고, 말똥말똥한 때 취한 기분에 젖게도 하며, 배고플 때 배부르게 할 수도 있고 배부를 때 시장기를 줄 수도 있다. 과연 상사초라 할만하지 않은가… 담배는 그렇게 사랑 받으며 적어도 400년 이상 민족의 지성과 함께 해온 기호품이다. 그런 과거를 감안하면 최근의 금연운동은 지나친 감이 많다.
담배에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은 것이다. 담배는 술이나 마약처럼 극단의 폐해를 주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높은 세금으로 사회 경제에 큰 기여를 한다. 건강에 해롭다지만 정서나 활력 면에서 그 이상의 가치를 느끼는 사람에겐 설득력이 약하다. 안 피운다고 피우는 사람을 적대시하고 몰아세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흡연을 자해행위로까지 몰고 가는 발상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아무래도 금연운동에는 담배 소비자들의 무례를 탓하는 심리가 더 크다고 생각된다. 서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봄이 어떨까. 흡연자는 비흡연자를, 비흡연자는 흡연자를, 서로 공경하는 예(禮)를 세워보자. 동방예의지국 국민답게 말이다.
애연가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중국인의 애차벽, 미국인의 커피벽 못지 않은 우리 국민의 애연벽(癖)이 벽(壁)에 부딪힌 셈이다. 즐길 것이 적은 사회이기에 환경이나 위생은 불문에 붙이고 완화나 위안 따위 정취를 취했던 것인데 금연을 강요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담배처럼 흡연과 금연 양파가 끈질기게 대립하는 기호품도 드물다. 피운다고 모두 예찬자가 아니요, 안 피운다고 반대자가 아닌 점도 흥미롭다. 또 대개의 나라가 흡연의 폐해를 들어 엄하게 금지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세계 제일의 흡연자 천국인 일본도 기독교와 함께 흡연을 금지한 일이 있고 청나라도 심양에 정도하였을 때 흡연자를 극형에 처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만은 아직 금연령을 발포한 예가 없었다.
이유는 담배에 관한 예절이 깍듯했던 때문으로 보인다. 놀랍게도 담배 예절을 습성화한 나라는 지구촌에서 우리 밖에 없다. 술에 주례가 있고, 차에 다도가 있듯 담배에는 연의(煙儀)가 있다. ▲손님에게 주인이 반드시 담배를 권하며, 손님은 한두 번 사양하다 피우는 것이 상례였고 ▲윗사람에겐 불을 붙여 드리되 사양 없이 받으며 ▲어른이나 귀인 앞에서 아랫사람이 피우지 않았고 ▲길에서 절대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여기에 ▲재떨이 없는 곳이나 비흡연자 있는 곳에선 담배를 아예 꺼내지 않는다 는 조항 하나만 추가하면 현대에도 부족함 없는 의칙(儀則)이 될 것 같다. 콜롬부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알려진 담배는 대략 1600년 전후 세계로 번졌는데, 오직 우리 나라에만 예절이 있었으니, 가르치거나 시키지 않아도 행할 줄 알았다.
금연운동은 다 알다시피 건강에 해롭고 환경을 오염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피우는 사람보다 옆 사람에게 더 해롭다는 주장에 이르러서는 흡연자를 더 이상 논의의 대상으로 인정하려 하지도 않는다. 이에 질세라 흡연자는 '담배소비자'라는 용어를 앞세워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주장해 보지만, 사실상 대세는 (대통령까지) 금연파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흡연자는 야만인이요 추방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금연자가 늘었다. 많은 사람이 가슴을 쥐어 뜯어가며 담배를 끊었다. 그런데, 그러면 마땅히 담배소비가 줄어야 하는데 통계상으로는 증가하고 있다. 여성과 청소년층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러면서 담배 예절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나라가 금주령은 비일비재했으나 담배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로 일관한 것이 담배 예절 때문임을 모르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담배는 ▲정신을 혼취케 함이 술과 같다 하여 연주(煙酒)라 하기도 했고 ▲피로를 풀어줌이 차와 같다 하여 연차(煙茶)라 부르기도 했다. ▲그리고 한번 배워 습성이 되면 잊으려하되 잊을 수 없으므로 상사초(相思草)라 했다는 기록도 있다. 마치 우미인이 죽어 우미인초(虞美人草)가 되고, 양귀비가 죽어 양귀비화(楊貴妃花)가 된 것과 같다. 담배의 매력은 이외에도, 취함을 깨게 할 수도 있고, 말똥말똥한 때 취한 기분에 젖게도 하며, 배고플 때 배부르게 할 수도 있고 배부를 때 시장기를 줄 수도 있다. 과연 상사초라 할만하지 않은가… 담배는 그렇게 사랑 받으며 적어도 400년 이상 민족의 지성과 함께 해온 기호품이다. 그런 과거를 감안하면 최근의 금연운동은 지나친 감이 많다.
담배에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은 것이다. 담배는 술이나 마약처럼 극단의 폐해를 주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높은 세금으로 사회 경제에 큰 기여를 한다. 건강에 해롭다지만 정서나 활력 면에서 그 이상의 가치를 느끼는 사람에겐 설득력이 약하다. 안 피운다고 피우는 사람을 적대시하고 몰아세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흡연을 자해행위로까지 몰고 가는 발상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아무래도 금연운동에는 담배 소비자들의 무례를 탓하는 심리가 더 크다고 생각된다. 서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봄이 어떨까. 흡연자는 비흡연자를, 비흡연자는 흡연자를, 서로 공경하는 예(禮)를 세워보자. 동방예의지국 국민답게 말이다.
●?Who's 반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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