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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돌아가셨다 해도 "골프 끝내고 갈게." 하는 조크가 생겨났을 정도로 재미있는 골프. 재미는 진지함과 함께 할 때 가치를 지닌다. 알고 보면 골프처럼 에티켓을 요구하는 스포츠도 없다. 호쾌한 드라이버와 그린에서의 긴장...골프는 신사들의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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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모던골프 1993년 7월호>



골프는 칭찬 주고받는 게임

골프는 칭찬을 주고받는 유쾌한 게임이다. 과연 골프를 하면서 다투고 시기하고 스스로 자만하는 게 어울릴까? 웃음과 칭찬이 없는 골프는 상상만 해도 괴이하다.

그런데, 칭찬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에 충실해야 한다. 첫째는 내용이 분명해야 한다. 두리뭉실, 막연한 칭찬은 칭찬이라고 할 수 없다. 무엇에 대해 칭찬을 하는지 공감할 수 있어야 겸손도 어울리지 않은가?

둘째는 진실해야 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입술로만 하는 칭찬은 누구나 금새 알 수 있다. 캐디들도 안다. 웃는 얼굴에 침뱉지 못한다는 식으로 칭찬하는 입술을 너그럽게 받아주기에 망정이지, 만약 동반자들이 모두 그 진실하지 못한 입술을 구경하려 든다면 그 입술을 달고 있는 얼굴 색이 어떻게 될까.

힘차게 티샷을 하기는 했는데 잘 나가는 듯 하다가 오른쪽으로 휘어져 OB가 났다. 그런데 동반자 왈, 제대로 보지도 않고 큰소리고 "굳샷!"이다.
"이 사람. OB인데도 굳샷이야?"
"OB였나? 잘 가는 것 같았는데…"
그래도 그 정도는 미덕으로 봐줄 수 있다. 아예 보지도 않고 딴 짓 하면서 따악- 하는 소리만 나면 "굳 샷!""나이샷!"하는 사람들이 있다. 훅이나도 굳! 벙커에 들어가도 "나이스!" 물에 빠뜨려도 "훌륭하십니다." 과연 칭찬일 수 있을까. 기분 좋을 수 있을까.

셋째는 때를 잘 살펴 칭찬해야 한다. 미들홀에서 세컨샷을 했다. 제것은 핀에 바짝 붙여놓고, 상대 것은 엣지에 간신히 달렸는데 "나이스 온!" 한다면 무슨 말인가. 너는 저 정도만 해도 잘 친 거야. 하는 꼴 아닌가.

물에 빠뜨린 볼도 칭찬해서 좋을 때가 있다. 250야드 전방에 있는 워터해저드에 빠뜨렸다면 그 장타는 칭찬해 줄만하다. 입술만으로 하는 잘못된 칭찬은 세 번을 거듭할 수 없다.

처음 한번이야 "아이구 이거 왜 이러십니까. 쑥스럽게" 하고 넘어갈 수 있다. 두 번까지도 "자꾸 그러지 마십쇼. 어째 오늘 컨디션이 안 좋군요…"하고 또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세 번째는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누굴 놀리는 겁니까?"

친선 경기에서도 그럴진대, 내기라도 하는 게임에서 사리에 닿지 않는 칭찬을 남발한다면 그건 페어플레이가 아닌 더티플레이다. 동반들이 다시는 불러주지 않을 것이다.
이런 말 한마디 익혀 활용하면 어떨까. 볼이 웬만큼 날아갔다 싶을 때
"본인은 부족하다 여기실지 모르지만… 참 훌륭하십니다"하는 정도 칭찬을.

조용히 등장한 은화삼

이 달에는 6월 5일 개장한 은화삼( 華三)CC를 찾았다. 이름은 골퍼들 사이에 회자되어 알려져 있지만 누가 어떻게 만들어 놓았는지 실체는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히 등장한 골프장이다.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지형"이라는 용인 땅에 하도 잘 꾸며 논 골프장이 많아 그저 그런 곳 중의 하나려니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은화삼을 향했다.

취재를 위한 산책은 만화가 고우영 화백, 허영만 화백과 함께 하기로 했다. 은화삼이라 하니 허화백이 이리저리 수소문하여 내용을 알아본즉, 쌍용그룹에서 만든 것 같다는 정보를 가져왔다. 어쨌거나 약속한 날이 되자 일행은 반포의 고화백 집에 모여 한 차로 지도를 보며 은화삼CC를 찾아갔다.

토요일 오전, 반포를 출발하여 신갈-용인IC-용인시내 사거리를 직진하여 은화삼CC 도착까지 꼭 1시간이 소요되었다. 거리도 적당하고 길도 양호했다. 안으로 들어서니 우측으로 잘 다듬어진 코-스가 보였다. 페어웨이가 온통 물결처럼 출렁이고 있는 것이 신선하고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으와. 굉장하군요."
그것이 필자의 제1성이었다. 클럽하우스도 독특했다. 마치 소수의 부호를 위해 지어진 아담한 고급 호텔 같다고 할까 귀빈을 모시는 영빈관 같았다고 할까. 아놀드 파머의 "파머 코-스 디자인 캄파니" 마크가 요소에서 반짝였다.

신흥철 사장이 반겨 맞아 일행은 우선 사장실에서 인사 겸 다담을 나눴다.
신 사장은 겸손하게 말했다.
"직장생활 하다 골프장 하나 하려니 여간 힘들지 않군요. 신설 골프장이기에 부족한 점이 많을 겁니다. 결점 있어도 양해 바랍니다"

첫 인사 때의 한마디를 필자나 우리 일행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산책을 끝낸 다음, 일행은 그 말을 다시 새겨야 했다.
"신설골프장입니다만 어디 한번 결점이 있나 찾아보십시오" 하는 자신감으로.
"쌍용그룹과는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무관합니다. 다만 관계설이 나도는 것은 쌍용에 30여년 이상 근무하던 사람들이 나와 이 골프장을 만든 때문이겠죠.

그는 잠시 쌍용시절을 회고했다. 그리고 어려운 시기에 골프장을 만들어 더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원도 한도 없게 최선을 다해 만들었음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또 골프를 아끼는 이상으로 고우영 화백의 팬이기도 했다. 고화백이 5월 한달 중국을 여행한 관계로 골프신문 만화가 중단된 것을 여간 섭섭해하지 않았다.

"골프신문에 문의를 했더니 중국가셨다더군요. 그래 한마디했습니다. 중국을 가시면 미리 원고를 받아둬야지 신문운영을 어떻게 하는 거냐고 막 야단했습니다. 만화가 없으니 신문 전체가 심심해지지 뭡니까"
"오히려 더 깨끗해지지 않았습니까"
고화백의 익살에 일행은 한바탕 웃음을 나눴다.

은화삼은 파머 캄파니 작품

은화삼이란 이름이 독특하여 유래를 들어보았다. 내용은 이러했다.
"은화삼 주주가 셋입니다. 그래서 삼(三)자가 들어갔고 인근에 화산리(華山里)라는 지명이 있습니다. 거기 착안하여 처음에는 화삼(華三)CC라고 했었지요. 그런데 옛 생각이 났습니다. 한양과 안양을 혼동하고 뉴코리아와 뉴서울을 혼동하고 뉴코리아와 뉴서울을 혼동하여 약속을 해놓고는 서로 다른데서 기다리던 일이 몇 번 있었지요. 이름이 독특한 게 좋겠다 싶어 작명가에게 자문을 구했더니 앞에 은( )자를 하나 붙여 주더군요. 은나라 은자 위에 초두가 있으면 풀빛 은이 된답니다. 풀빛 "은"자 은화삼. 골프장 이름으로 좋아 보이지 않습니까?"

코-스 설계는 골프계의 살아있는 신화 아놀드 파머에게 맡겼다. 일반적인 경우 설계를 맡겼다해도 오너의 주문이나 간섭이 심해 설계자의 처음 의도가 끝까지 지켜지기 어려운데 반해, 은화삼의 경우는 일체를 간섭없이 맡김으로써 최초 파머의 의도한바대로 완성되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골프장 건설에 있어 25년간 아놀드 파머와 함께 30여개의 세계적 코스를 완성한 조형의 명인 고르도바와 함께 손을 잡고 은화삼을 탄생시키게 함으로써 걸작중의 걸작으로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
그런데 그들의 지론에 재미있는 것이 많다.

"그들 지론에 의하면 골프장은 여성적이어야 합니다. 코스의 선이나 굴곡, 언듀레이션들은 여성의 유방이나 둔부, 또는 미끈한 허리의 선을 연상하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물론 그 선은 모두 살아있어야 합니다. 살아 꿈틀거린다던가 출렁이는 느낌을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만이 플레이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고 만날 때마다 늘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됩니다. 만약 그 선이 죽어있는 선이라면 차갑고 무거운 무덤(?) 따위를 연상하게 되겠지요"

살아있는 코-스. 그래서 주인을 알아보고 반기는 코-스래야만이 진정한 의미의 프라이비트 코스임을 역설하는 申사장은, 선진 명문의 경우 핸디는 같아도 회원 비회원과 5타 이상 차이가 안 나면 프라이비트 코스로 인정하지 않는 관습이 있음을 강조한다.

노캐디 골프카 시스템

일기예보는 오후 늦게부터 비가오기 시작해 이튿날까지 천둥 번개를 동반, 70∼80미터의 비가 중부지방에 쏟아질 것을 예보했다. 하지만 하늘은 아침부터 잔뜩 흐려있었고 멀리서 하는 이야기가 가깝게 들리니 습도도 높은 게 틀림없었다.

우리의 티업 시간은 10시 30분이었기에 잘하면 비를 피할 수 있었다. 이미 뜨거워진 태양보다는 비가 나았지만, 비도 뿌리지 않고 구름이 하늘을 덮어준다면 그보다 고마운 일이 또 있을까.
락카룸에서 준비를 마친 뒤 출발지점으로 가니 골프카 두 대가 클럽을 싣고 대기하고 있었다.
"아. 골프카 시스템입니까?"

세사람 다 예상 밖이었다. 보기에도 업다운이 심하고 페어웨이는 말 그대로 물결이 크게 출렁거리는 것 같기 때문이었다. 정말 선이 굵고 대담했다. 그렇다면 골프카보다는 캐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사장은 자신만만했다.
"한번 돌아보십시다. 편한지, 아니면 얼마나 불편한지"

1번홀 티그라운드에 서니 도 어리둥절해졌다. 블랙, 블루, 화이트, 레드 등 네 개의 티그라운드가 모두 열려 있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허허참. 이러면 어디에서 쳐야 합니까?"
일행이 합의해서 정하면 됩니다. 저흰 언제나 모든 티를 다 열어놓을 겁니 .
에 또… 우리는 오늘 블루티에서 칩시다. 블루가 레귤러 티니까"

일행은 순번을 정했다. 申사장이 1번. 고우영 화백이 2번. 필자 3번. 허화백 4번으로 정해졌다.
545야드 파5의 1번 홀은 내리막 홀이었다. 150야드 지점쯤 그야말로 풍만한 여인의 유방 같은 언덕이 이어 드라이버로 친 볼이 보이지 않았다. 전방에 특징목(흉단풍)이 있어 방향을 도와줄 뿐이었다.

첫 티샷은 모두 시원하고 방향도 무난했다. 처음 경험하는 코-스, 첫 홀 첫티샷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멀리 보내지는 못했다. 두렵고 낯선 감이 없잖아 있었다. 모두 신중했던 것이다.

골프카를 모고 또 페어웨이를 걸어 세컨샷 지점으로 갔다. 페어웨이 잔디의 촉감이 신설골프장 답지 않게 조밀하고 상쾌했다. 중지(中芝)였다.
"아. 이거 중지군요. 이 잔디 좋지요?"
내가 아는체하자 사장은 흐뭇해했다.

"선정하기전 모든 종류의 잔디를 심어 시비 안하고 실험했습니다. 중지가 제일 적합하더군요"
세컷샷 지머에 서니 경관이 그리 환상적일 수 없었다. 독특하면서도 화려한 코-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여성적이면서도 도전적인 느낌의 절묘한 설계였다. 그린이 아주 만만해 보였지만 아무도 파를 잡은 사람은 없었다.

2번홀은 363야드의 파4 미들홀. 장애물이 없어 플레이어에 안정감을 주는 서비스홀이다. 그러나 핸디캡 8번홀. 노련한 고화백이 더블보기를 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았다. 파머가 "익숙하지 않으면 절대 좋은 점수내기 어렵다"고 했는데 정말 그럴까? 나는 도전해보고 싶었다. 421야드의 미들홀인 3번 역시 내려치는 홀이었다. 그린 앞에 물 맑은 호수가 있는 것이 여간 아름답지 않았다. 아무래도 골프장은 산과 물, 그린의 세 가지 요소가 조화로워야 하는 것 같다. 하도 아름다워 감탄하고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아놀드 파머가 가장 아름답다고 격찬한 홀이라는 귀뜸이다.

드라이버를 제대로 휘두르면 볼이 물에 빠질 것 같았다. 느낌은 그런데 신 사장은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절대로 물까지 못 갑니다"
골퍼의 마음이란 게 그런 소리 듣고 포기할까. 프로 뺨치는 장타라는 칭찬이 사실이지 비아냥 인지 시험도 할겸 힘껏 휘둘렀다. 볼은 원없이 잘 날아갔다. 그러나 호수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드라이버 잘 맞은 덕에 파는 무난히 잡을 수 있었다.

역시 미들홀인 4번 홀은 완만한 구배가 리듬감 있게 펼쳐진 시야가 좋은 코-스였다. 안정된 홀이지만 357야드라는 표시거리보다는 한결 멀어 보였다. 한 홀 한 홀 느낌이 완연히 다르다는 것이 실감이 되었다. 어떤 홀은 긴 것이 짧게 보이고 어떤 홀은 실제보다 어렵게 느껴지고…

비가 쏟아졌다. 오후 늦게나 올 것이라던 비가 쏟아졌다. 하늘 모양이 한참 올 것 같았다. 나도 미안했지만 신 사장이 더 미안해했다. 그는 얼른 우산을 가져오게 해 하나씩 선물을 주었다. 고화백은 말했다. "온몸이 젖도록 비를 맞는다고 생각합시다. 끝나고 좋은 옷으로 갈아입으면 상쾌해지지 않습니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걱정 마십시오. 비는 조금 오다 그칩니다. 절대 그칩니다"

4번 홀을 마치니 그늘집이 있었다. 그늘집도 독특했다. 그늘집이 돌출부에 있어 전망이 훌륭했다. 모든게 하나같이 정말 새로웠다. 5번홀 역시 티그라운드에서 코스며 그린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그제야 나는 은화삼 코-스, 아니 파머가 설계한 코-스의 특징을 알았다. 대부분의 홀이 위에서 아래를 보며 내려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한두홀 내려치면 다음 한두 홀은 올려치게끔 되어있는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은화삼의 코스는 한 홀 끝내면 골프카를 타고 위로 올라가 또 내려치고, 끝나면 또 언덕위로 올라가 그린을 내려다보며 샷하게 되어있었다.

5번 홀은 204야드의 숏홀이었다. 비는 이 홀에서 쏟아져 내렸다. 비가 쏟아졌기 때문에 서둘러 퍼팅하고 다음 홀을 향했는데 웬지 느낌이 이상했다. 분명히 오른쪽으로 흘러야할 볼이 왼쪽으로 흘렀다. 잘못 봤을까. 아니면 착시 현상?…
고개를 갸웃하자 申사장은 껄껄 웃었다.
"우리 코-스 숏홀 그린은 4곳 모두 착시현상이 있습니다. 참 절묘하죠. 설계시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비는 고맙게도 7번 홀에서 멎은 뒤, 더 오지 않았다. 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8번 홀이 숏홀이라 유심히 살폈다. 과연 보기와는 전혀 라이가 달랐다. 다음 홀로 향하는데 피칭웨지를 놓고 온 생각이 나 얼른 뒤돌아가서 가져왔다. 캐디 없는 골프카 시스템에서 클럽을 놓고 오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 신 사장에게 물었더니 답은 간단했다.
"클럽을 엣지나 그린 주위에 놔두면 놓고 가기 쉽지요. 그린 위에 올려놓으세요. 그러면 절대 놓고 가는 일이 안 생깁니다"

감동과 환상의 코-스

은화삼의 18홀은 감동과 환상의 코-스라 할만했다. 은화삼만의 독특함이 도처에서 빛을 발하며 낯선 이방인을 거부했다.

은화삼이 지향하는 정통 맴버쉽 클럽-. 소수의 회원만을 최고의 예우로 모시는 진정한 회원 중심의 프라이비트 되겠다는 의지는 구태여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충분히 전달되었다. 가장 큰 감동은 사실, 사장에게서 받았다. 페어웨이의 풀 한 포기, 어린 한 그루 나무. 티 마크 하나에도 그의 땀이 배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목욕실의 샤워꼭지 하나까지도 그는 자신 있게 일화를 섞어가며 설명할 수 있었다.

아놀드 파머나 고르도바처럼 세계가 인정하는 정상에게 맡길 것은 간섭 없이 맡겼고, 나머지는 다 그의 손길 눈길 땀방울로 완성됐다. 그가 여러 번 되풀이하는 "정말 원도 한도 없이 만든 골프장입니다"하는 한마디는 처음 구상에서부터 개장하기까지의 땀의 여정- 시련과 도전, 분노와 기쁨을 잘 함축하는 말로 느껴졌다. 어려운 시기에 골프장을 건설함으로써 가슴에 새겨진 듯한 많은 이야기들.

그러나 그는 최초의 신념과 구상에서 조금도 달라진 게 없는 그의 작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세계적인 명문을 돌아본 뒤 정립된 진정한 명문 컨트리클럽의 기준을 그는 신앙처럼 확고하게 가지고 있었고, 그 기준에 의해 원도 한도 남지 않는 은화삼을 만든 것이다.

클럽하우스에서 맥주를 마시며 맥주잔 하나까지도 그는 설명했다. 클럽하우스에서는 코스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다. 주차장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이제 좋은 골프장 만들어 놓았으니 좋은 분들 오셔서 즐기시면 되겠죠"
신 사장은 태연하게 말했다. 이제 다 완성하여 세상에 내놓았으니 세상이 평가하라는 듯. 그러나 그 한마디가 태연하게 들리지는 않았다. 그 속에는 "진정 골프를 즐기는 골퍼만이 우리 코-스에 올 자격이 있다"는 암시가 담겨 있었다.

맡길만한 사람에게 맡길 건 과감히 맡기고, 베풀만한 사람에게 베풀건 또한 과감히 베풀지만 그 외의 것은 철저히 단속하는 그의 타입이 돈만 가져왔다고 선뜻 회원권을 내놓을 것 같지 않았다.
은화삼의 회원권은 일금 8천만원, 내국인 6백명과 외국인 1백명을 합해 총 7백명을 회원으로 모시는데 1차 350명은 이미 분양되었고 2차 350명은 8월 중순이나 9월초쯤 분양할 계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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