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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주인, 반취입니다. 99년 4월 개설하였으나 아직도 이것저것 올리는 작업이 진행중입니다. 재미있거나, 유익하다 싶으면 이웃에 알려 널리 방문하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반취에게 하실 이야기나 보내실 서류(원고청탁서 등) 모두 이 게시판을 활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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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거 풍토가 저질인 것은멋진 패자개념 없기 때문

상처투성이 승리 뒤에 기다리는 건 승자의 재앙

더 걱정되는 건 레드오션 같은 선거판 짜릿한 경험 즐기는 정치꾼들 늘어나는 것

 

증권가에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미국 애틀랜틱 리치필드사의 석유기술자들이 1971년 발표한 논문에 처음 등장한 개념입니다.

멕시코만 석유시추권 경매시장에서 석유 회사들은 치열한 가격경쟁을 펼쳤습니다. 결국 시추권이 가진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낙찰되었고 이로 인해 낙찰을 받고도 손해를 보게 되었는데 이것을 승자의 저주라는 사례로 언급했습니다.

입찰 경쟁에 몰두한 나머지 적정한 가치를 웃도는 대가를 치르고 낙찰을 받는 사례는 기업의 M&A 과정에서도 발생합니다. 경쟁이 치열할 때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은 매물로 나온 기업의 성장잠재력이 인수자금을 능가할 만큼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지나치게 비싼 값을 치르고서라도 인수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국내 M&A 시장에서도 하이마트를 인수했던 유진그룹,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그룹, 야커사를 인수했던 STX조선, 밥켑을 인수한 두산그룹이 이러한 승자의 저주휴유증을 겪었으며 이중 금호그룹은 휴유증을 견디다 못해 워크아웃체제로 들어갔습니다.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인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도 극동건설을 무리하게 인수 합병한 후유증으로 또 하나 승자의 저주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와 계열사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였으니 이제 법원의 판단에 따라 생사 여부가 결정되게 되었습니다. 웅진그룹은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레드오션이라는 용어도 있습니다. 흔히 레드오션, 불루오션을 함께 사용하는데 레드오션은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해서 붉은 피를 흘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블루오션은 미답의 공간이 커서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성공의 가능성이나 가치가 큰 분야로 뉴 프론티어들이 꿈꾸는 푸른 바다입니다. 하지만 비어있는 만큼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이 구축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얼마든지 실패가 있을 수 있는 모험의 길이기도 합니다. 물론 성공하면 기대 이상의 큰 명예와 부를 얻을 수 있는 길입니다.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은 종이 한 장 보다 얇은 차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마치 삶과 죽음이 동전의 앞과 뒤라는 말과 같습니다. 말하기는 쉽지만 과연 그렇게 말처럼 가벼운 차이일까요?

 

우리 대선정국은 레드오션?

 

언론이 주도하는 대선 열풍이 갈수록 세차지고 있습니다. 날마다 시간마다 신문 방송이 하도 떠들어 대는 통에 관심을 다른 데 돌릴 수가 없습니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너무 영향력이 크고 막중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경제논리가 있는 거겠지요. 대선 후보들을 쥐락펴락하며 최대한의 이익을 챙기려고 달라붙는 모습이 반취 눈에는 염치도 없고 지독히 탐욕스러운 아귀(餓鬼)들로 보입니다.

선거는 진지함과 재미가 함께 있는 국민의 놀이여야 한다는 것이 반취 생각입니다. 온 국민이 참여하는 만큼 스포츠보다 더 세련된 지성과 리더십의 페어플레이 정신이 요구됩니다. 1등만 살아남는 서바이벌게임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큰 선거일수록 승부보다 원칙에 충실해야 합니다. 법보다 품위가 앞서야합니다. 무엇보다 기본으로는 건강하고 밝고 부드럽고 여유 있는 표정으로 유권자에게 안심과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어둡고 근엄한 표정, 초조한 눈초리로 서로 약점이나 들춰내어 흠집 내기를 일삼으며 패하면 죽음밖에 없다 식으로 올인해서 싸우는 건 잘못입니다. 아차 하는 사이 잘못 뱉은 실언 같은 한 마디 말의 꼬리나 물고 늘어져 침소봉대(針小棒大)화 하는 따위 지저분한 싸움을 해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정직해야합니다.

적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 라면 멋진 승리(Good Winner), 멋진 패배(Good Loser)도 넉넉히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이어야 합니다. 멋진 승자란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한 플레이로 이겨도 거만해하지 않은 사람을 말하고, 멋진 패자란 역시 정정당당히 최후까지 최선을 다해 졌어도 주눅 들지 않고, 아쉬워하거나 변명이나 억지를 말하지 않는 사람을 말합니다.

몇몇 정치인에게 한국의 선거 풍토는 왜 이렇게 저질이고 살벌한가? 하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답은 간단했습니다. 한국 정치에는 멋진 패자 개념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마도 멋진 승자와 멋진 패자 중 어느 쪽이 되기 어렵냐고 묻는다면 답은 후자일 것입니다.

이제는 변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도 이제는 멋진 패자가 되는 것을 명예로 여기도록 하는 풍토조성에 힘을 보태야 할 때입니다. 멋진 패자 개념이 없는 것은 어쩌면 1등만을 추구하는 미국식 스포츠문화 영향일지도 모릅니다. 이기는 것이 스포츠의 미덕이라고 여기는 세상에선 이기기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이 왕이고, 프로 경기에서는 상금 먹는 놈이 왕이라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그런 미국도 정치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선거는 온 국민이 참여하는 축제로 치러집니다.

오바마와 롬니의 대결에서 그 부인들의 연설은 멋있고 대단히 감동적이었습니다. 미셸 오바마의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 중 한 구절인용해 보겠습니다.

버락과 나는 많은 면에서 같은 가치들로 키워졌습니다.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 말한 바를 지키는 것, 모르는 사람이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이라도 사람들을 품위와 존경으로 대하는 것 등이지요. 우리는 희망과 함께 시작해야 합니다. 버락이 말하는 것은 사람들이, 희망이 그저 맹목적 낙관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희망은 수동적이지 않습니다. 희망은 좋아지길 기다리며 그저 앉아있는 게 아니라 당신이 가져야만 하는 비전입니다. 그것은 또 사람들을 행동하게 하는 격려입니다.

왜 우리의 선거에서는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없는 것인가요. 세계에서 가장 표현력이 풍부하다는 언어를 가지고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흠집 내고 비난하는 모습들만 보이니 말입니다.

도대체 한국의 선거 풍토는 어디의 무엇을 모델로 한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한국식 민주주의 운운하던 시대가 있었는데 그런 식의 한국식 선거문화인가요?

물론 오늘날 사회 모든 분야에서 실권은 경제논리 아래 놓였습니다. 의무감도 사명감도 경제논리 아래 움직이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정치도 철저히 경제논리 아래 놓인 것은 물론입니다. 돈 없이는 움직일 수 없고 살 수도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반대로 돈만 있으면 원하는 걸 다 할 수 있는 짜릿한 세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법과 제도가 있어 합법적인 돈벌이로는 그걸 충족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검은 돈이 바퀴벌레처럼 도처를 돌아다닙니다.

검찰이 돈 먹은 거물 정치인을 줄줄이 잡아넣으니 검사모(검찰을 사랑하는 모임)까지 생겼습니다만, 그러나 그런 검찰도 재벌 앞에서는 왜소한 모습을 보입니다. 검찰도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검사모는 모른 척 합니다. 검사모도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검찰과 검사모의 모습이 오늘의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모습인 것 같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한국의 역대 대선 은 레드오션이었습니다. 승리 지상주의의 대선 주자들은 오직 승리를 위해 해서는 안 될 막말까지 주고받는 치열한 전쟁을 치뤘습니다. 모든 것은 적나라하게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알려졌습니다. 그 결과 투표일에 이르기 전에 모두 상처투성이의 패자가 이미 되어버렸습니다. 투표에서 이긴들 이미 자신감이나 의욕은 꺾인 상태로 보였습니다. 승리의 과실은 를 둘러싼 추종자들의 것일 뿐, 정작 당선자 자신에겐승자의 재앙이 기다리곤 했습니다. 역대 대통령 중 무사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오늘의 정치계에 더욱 문제가 되는 건 `레드오션'의 짜릿한 경험을 즐기는 정치꾼들 집단입니다. 모든 거 다 걸기 한 판 승부에 어느 쪽이든 가담해서 즐기려는 선거판 중독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마치 마약중독자가 약기운 떨어지면 다시 약을 찾듯 선거중독자들은 잠잠히 지내다가 선거철만 되면 그 짜릿한 경험을 잊지 못해 다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제금 정말 바뀌어야 합니다. 사생결단식 선거로 이긴 후의 상처는 말할 것도 없고 나중에 져야 할 책임이 `재앙'으로 나타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그런 한편에서는 이번 선거에서멋진 패자를 볼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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