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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돌아가셨다 해도 "골프 끝내고 갈게." 하는 조크가 생겨났을 정도로 재미있는 골프. 재미는 진지함과 함께 할 때 가치를 지닌다. 알고 보면 골프처럼 에티켓을 요구하는 스포츠도 없다. 호쾌한 드라이버와 그린에서의 긴장...골프는 신사들의 운동이다.

골프한담
2013.11.24 14:47

만화가 고우영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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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만화가고우영 유한층의 사치성 놀이가 아녜요신사들의 운동이지요.

 

언제 시작했냐구요? 에 또851022일이 처음 골프채 쥔 날이죠

성인만화의 개척자 고우영 씨. 일간스포츠에 분주하게 만화를 연재할 때라고 했다. 어떻게 그렇게 정확히 기억하냐고 되물으니 어린아이처럼 활짝 웃는다.

“60년에 결혼했어요. 851022일이 은혼식이었죠. 바로 그날 한국일보 재구 회장(장 재구 회장을 가까운 사람들은 재구 회장이라 불렀다)이 골프채를 하나 보내주었어요. 그걸 어찌 잊겠습니까?”

당시는 낚시에 미쳐있을 때라고 했다. 골프는 부르조아(?)들이나 하는 운동으로 여기던 때여서 골프채를 선물받자 어리둥절했다고 한다. 그런 고 화백에게 골프채를 선물한 재구 회장 왈().

반드시 창작에 도움이 될 겁니다. 아마 평생 내게 고마움을 느낄 겁니다했다는 것.

그땐 무슨 얘긴지 몰랐다고 한다. 미국에서 반년 같이 생활했는데 그 정리로 주는 거라고 여겼다. 그러나 지금와서 생각하면 과연 꼭 맞는 이야기라고 고인(故人)이 된 재구 회장을 잠시 떠올려 본다.

농이 아니라 진실로 꼭 석달 열흘 인도어에서 연습하고 여주CC에 나갔다고 한다. 머리를 얹어준 것은 프로협회 이일한 회장. 장군이 새까만 신병의 이등병 계급장을 손수 달아준 격이어서 고맙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했다고 한다.

필드에 나가면서 제일 궁금했던 것은 어떻게 그 작은 볼을 손하나 안대고 400야드 전방의 작은 구멍에 4번 만에 집어넣을 수 있느냐는 것. 막상 부딪혀보니 신기하게도 별것 아니었다고 털어놓는다. 첫 출정의 스코어는 노터치 노기브로 106. 이일한 장군(?)으로 부터 대성할 재목이라고 큰 칭찬을 받았다. 의기양양하여 일주일 후 또 나갔는데 98타를 기록했다. 백파(百破)의 위업을 가볍게 달성한 것이다. 장군의 칭찬은 감탄으로 변했고 신병의 의기양양은 기고만장으로 변했다. 재구 회장에게 자랑하니 빙긋 웃었단다.

헤헤. 대충 세어서 그랬겠죠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진실을 말한 명예가 짓밟힌 기분이었다. 아아, 무슨 방법으로 회복하나. 옳지. 함께 나가서 보여 줘야지.

하여 며칠 뒤 함께 나갔는데 여지없이 헤매고 말았다. 그날 19번 홀에서의 재구 회장웃음소리는 석달 열흘 귓가를 맴돌았다. 그 뒤로 절대 자만하지 않기로 하여 지금까지 잘 지키고 있다고 한다.

또 한분, 골프 하면 잊을 수 없는 분은 동아그룹 C회장. 90을 깨면 골프채 한틀 선물하겠다고 하여 더욱 인상이 깊어졌다. 무진장 노력했는데 90 벽이 그렇게 높을줄이야. 어떤 때는 이일한 장군(?)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비기너에게 노터치 노기브라니 늙은 사람 프로 만들겠다는 뜻도 아니었텐데. 그러나 이미 그렇게 배운 걸 어쩌나. 노터치 노기브 정도가 아니라 빈 풀도 건드리지 않는 골프를 장군은 손수 가르쳤다. 바둑의 김수영 프로도 한 마디 보탰다. 골프가 바둑과 같아 패착도 물릴 수 없다는 것. 입을 맞추기라도 한듯 한 타 한 타에 신중을 다하는 것 외엔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1년 도전한 끝에 한양 신코스에서 89타라는 기록을 얻을 수 있었다. 슬며시 C회장에게 스코어카드를 보냈다. 그렜더니 이튿날 아침 요넥스 보론이 한틀 집에 도착했다. 고 화백은 그때 일을 잊지 못 한다. 지나가는 약속으로 알았는데늙으막에 아들 하나 더 얻은 것처럼 기뻤다고 한다.

그 뒤로 누구만큼 골프를 좋아했다고 한다. 스코어도 향상되어 확실한 싱글이 되었다. 그러자 운명의 여신이 시샘을 했나, 89년 멀쩡한 눈에 각막출혈이 와서 눈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그 뒤 거리감을 잃어 다시 월백(越百)하는 신세가 되니 이를 불상히 여긴 마누라는 며칠을 흐느껴 울었다고 한다.

결혼 30주년을 맞아서는 부부가 자동차에 골프채 싣고 정처없이 여행도 했다. 그러다 발 닿는 곳에서 골프를 했는데 온양에서의 부부 골프가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한다. 세월이 흐르고 자손이 짝을 짓자 사돈이 생겼는데 우연찮게도 모두 골프광들이라 요즘은 사돈 넷이 한달에 한번씩 모여 한타를 다투며 라운딩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는 것.

골프의 매력을 묻자 대뜸, 만만해 보이는 것이 뜻대로 안 되니까 미치는 거죠, 하며 하얀 이 드러내고 웃는 고우영 씨. 어려서 폐를 앓이서인지 녹음방초 우거진 자연 속에서 건강관리 겸하는 운동이 그렇게 마음에 들어, 나이들수록 이것 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고 한다.

원칙 지키는 골프라야 멋있죠라고 시사만평가답게 한마디에 많은 의미를 담는 것도 잊지않는 고우영 화백. 한국일보사 4층 편집위원실에서 만난 그는 정색을 하고 한마디 덧붙였다.

골프를 유한층의 사치성 놀이라고 하는 것은 모르는 소리에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골프는 신사들의 운동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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