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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주인, 반취입니다. 99년 4월 개설하였으나 아직도 이것저것 올리는 작업이 진행중입니다. 재미있거나, 유익하다 싶으면 이웃에 알려 널리 방문하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반취에게 하실 이야기나 보내실 서류(원고청탁서 등) 모두 이 게시판을 활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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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이상한 나라 ⑬

선거를 분열과 대립, 갈등의 근원으로 타락시킨 사람들의 나라

 


730 보궐선거가 또 열풍(熱風)을  만들고 있습니다. 언론은 당연히 촐싹거리며 춤을 춥니다.
누가 원하는 보궐선거인지를 생각해 보셨습니까? 그것이야말로 그들을 위한, 그들에 의한, 그들의 잔치입니다. 법치국가에서 법이 정한  것이니 당연히 해야 하겠지요. 하지만 다수 국민은 원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음을 정치권은 알아야 합니다. 그런 거 그만하고 경제나 살렸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입니다.


까짓, 독기 찬 눈빛 번뜩이며 당리당략을 위해 싸움질만 일삼는 국회의원, 300명 정원에서 15명 없다고 해서 불편해할 국민 그리 많지 않습니다. 채워지기를 바라기는커녕 더 줄어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 많습니다. 헌법에서 200명 이상이면 된다고 했는데 누가 300명으로 늘렸을까요? 바로 그들이었죠. 

 

그들은 선거를 통해 나라를 발전시키는 게 아니라 분열과 대립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좋지 않은 문제의 근원은 선거에서 만들어진다고 해도 결코 틀린 말이 아닐 것입니다.

 

이번 730 보궐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공천하는 모습을 보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선거이지 더욱 헷갈립니다. 지역인사가 아닌 전국구들을 장기의 말처럼 이 지역에 놓기도 하고, 저 지역에 놓기도 하고 있습니다. 지역민은 아랑곳없이 중앙당 마음대로 정치라는 장기를 두고 있는 모습입니다. A지역에서는 공천 기준에 미달인 사람이 B지역으로 옮겨서 공천을 받기도 합니다. A지역 유권자는 대졸이고 B지역 유권자는 국졸 수준이라는 말입니까?
 
도대체 중앙당이라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에만 있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은 알고 있을까요? 어쩌다 이렇게 날이 갈수록 정치하는 사람들이 막가는 것일까요?
“상대가 막 가니 우리도 막 가는 거다.”
이런 겁니까? 그렇다면 닭은 어느 쪽이고 달걀은 어느 쪽인가요?

 

승리를 위해서 상대의 약점을 침소봉대하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일들을 서슴지 않는 행위는 조금도 시정되지 않습니다. 대다수 국민이 네거티브 전략에 이제는 확연히 식상해 있음에도 대안이 없다는 식입니다. 그러면서 선거를 치룰 때마다 점점 더 돌이킬 수 없는 적대관계, 나아가 죽기 전에는 치유되지 않을 상처들을 서로 주고받고 있습니다. 어쩌면 죽어도 용서 못할 원수가 늘어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살아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선거는 더 잦아지고 있습니다. 파당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가장 합법적인 길은 선거뿐이기 때문입니다. 선거비용이 고스란히 세금으로 충당되니 알 먹고 꿩 먹자고 대드는 것입니다. 양심이 있다면 알만 먹든지 꿩만 먹어야죠. 나머지 절반은 국민에게 나누어야지요.
 
투표에 의한 선거는 규모에 관계없이 보다 나은 민주주의를 실현하자는 뜻에서 실시하는 선진 제도입니다. 그런 선거가 갈등과 대립을 생산하는 원천이 되고, 마치 집단의 생사가 걸린 양 투쟁하듯 치러지는 것은 왜일까요? 한번 적나라하게 살펴볼까요?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국민의 색깔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말하는 소위‘종파분자’들이 숫자도 많고 활동도 활발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색깔은 개성이나 철학 사상을 일컫는 말이 아닙니다. 그건 핸디캡입니다. 친일파라든가 그 후손이라는 사실처럼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내력입니다. 그런 핸디캡을 갖고 있는 무리들이 살아남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모술수의 달인들이 되어 민주주의를 한답시고 설쳐대기 때문입니다.

 

근세 역사, 아니 광복 후의 70년 역사만 봐도 남한을 이루는 국민의 색깔은,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 집단, 친일파집단, 친미집단, 국수주의세력, 독립투사집단, 그런 와중에서 돈밖에 모르는 경제계의 연금술사 등등 너무나 다양합니다. 그런 세력들이 서로 집단을 이루어 죽기 살기로 대립하고 있는 곳이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광복과 더불어 남북이 분단되던 때의 이데올로기 대립은 흑백논리의 정점이었습니다.
이후 남한에서 벌어진 극심한 남남 갈등은 이승만 정권으로 지칭되는 친미파가 친일파와 손을 잡으면서 불길처럼 번졌습니다. 친일파가 처단되지 않고 온전히 살 수 있다고 하자 이북에 있던 친일파들이 (그곳에서는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었기에) 모두 월남했습니다. 625때 월남한 사람들이 자유를 찾아 월남했다고 하던가요? 그런 사람도 일부 있겠지요. 그러나 솔직해야지요. 그들 중 대부분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월남한 것입니다.

당시의 경제 상황은 이북이 남한보다 월등 좋았기에 중국인들조차 평양으로 삶터를 옮기던 때였습니다. 그때는 김일성도 자신의 악마와 같은 야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전이었기에, 절실한 이유 없이는 월남할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 세상이 되다보니 친소도 고개를 들었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 친미, 친일만 구제하겠나? 친소도 마땅히 구제하겠지. 싶어 많은 공산당원, 남로당원 들이 남한에 와서 전향을 했습니다. 친미+친일파는 그들을 보도연맹이라는 이름으로 묶었습니다. 

 

그렇게 친미, 친일, 친소가 세력 다툼하는 속에서 고지식한 독립투사 등 민족세력은 고래들의 권력 다툼에 새우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국제사회가 공인하는 자격을 못 갖췄기 때문입니다. 일본군이나 소련군의 계급도 자격이고, 미국이나 일본 등의 대학 학력, 학위 등도 공인 자격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계급은 공인 대상이 될 수 없었고, 서당에서 사서삼경을 가르치고 배운 사람은 학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625를 만납니다. 김일성이 소련을 등에 업고 남침을 강행,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왔습니다. 그러자 이승만 정권은 수십만 명으로 추산되는 친소 성향의 전향자들, 즉 보도연맹원을 모조리 사살합니다. ‘속았다. 한 번 빨갱이는 영원한 빨갱이다.’ 하고 그들의 전향을 위장으로 판단, 북과 내통하며 전쟁에 관여했다는 죄목으로 모조리 처단한 것입니다. 참 무섭고 냉혹하고 슬픈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625를 전후하여 남한에서 일어났던 여러 극한 갈등과 대립의 사건들 — 제주 항쟁이나 심지어 여순반란 사건까지 — 이면에는 그런 동기와 배경이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줄이겠습니다. 그렇게 남한은 온갖 색깔의 사람들이 모여 색깔별로 집단을 만들어 갈등하고 대립하며 사는 복잡하고 무질서하고 암울한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이적자로 배척당하고 조금만 방심하면 순식간에 자리 빼앗기는 세상이었던 것입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이를 악물어야 살 수 있는 사회였습니다.  

 

이승만 정부는 그런 토대 위에서 대담하게 민주주의를 택했습니다. 워낙 왕정(王政)을 싫어했던 사람이기에 조선왕가의 흔적이라도 남을만한 것은 모조리 없애면서 그랬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투표권을 주면 자유 낙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국민을 설득하며 그랬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했나요. 그 자신이 부정선거를 저질러 막 심어나가는 민주의 씨앗에 먹칠을 하는 우(愚)를 범했습니다. 국가의 백 년을 불행에 빠뜨리는 바이러스를 심어버린 것입니다. 그러면서 승자와 패자가 함께 사는 사회를 건설하지 못하고 승자만이 권력과 부와 명예를 독식하는「한국식 자유 민주주의(?)」를 만든 것입니다. 
 
419에 의해 친미가 타도되며 「한국의 봄」이 오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그 「한국의 봄」을 여는 불길은 박정희가 주도하는 친일파 군부에 의해 1년 여 만에 꺼졌습니다. 「한국의 봄」이 자리 잡으면 당장 친일파가 설 곳이 없어지니 목숨 걸고 쿠데타를 일으킨 것입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굳이 반취동산에서 안 해도 되겠지요. 419 의거 주동자들은 속절없이 오뉴월의 개털이 되었습니다. 516은 친일세력이 -- 광복 직후 자신들을 구제해준데 대한 보답으로 -- 친미를 구제해 준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광복 후 역사는 이어졌습니다. 정부 수립 때 주입된 갈등과 대립 바이러스가 여전히 극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자는 선거, 신성한 투표를 통해 나라의 주인이 국민임을 확인시키자는 이상적인 민주의식은 그때 오염된 이후 만악(萬惡)의 근원으로 변질되며 기형이 되어갔습니다. 

 

세월은 흘러 1세대는 사라지고 있고, 2세대, 3세대로 이어지면서 다소 색깔이 옅어지는 감도 엿보이긴 합니다만, 그러나 큰 줄기에서는 더 골이 깊게 파이고 있는 것을 봅니다.  이승만 정권 이래 모든 정권이, 날이 갈수록 독단(獨斷)에 익숙해지고, 자기 합리화에 대담해지면서 급기야 집단의 생존을 위해「국민을 기망하는 정치」가 타성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런 나라가 어떻게 개조될 수 있을까요? 결코 쉬운 일일 수 없습니다. 아마도 국가개조를 밀어붙이겠다는 그룹이 있다면 (그것이 정부든 정당이든 민간단체든)  그 역시 목숨 내어놓고 해야 될 거사(巨事)일 것입니다.

 

 

매번 선거가 다가오면 이번 보궐선거에서 만큼이라도 달라진 모습을 보았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중앙당으로 지칭되는 당 지도부, 소위 큰형님들의 구태의연한 검은 야욕과 엉큼한 술수에 물드는 일 없이, 승자와 패자가 함께 진심으로 국민을 위하며 살아갈 참신한 사람들이 후보가 되고 당선이 되는 바른 세상의 시작이 한 구석에서라도 실현되는 것을 희망해 보는 겁니다. 그러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중앙당」이 욕기(慾氣) 가득한 두 눈 부릅뜨고 공천 과정에서부터 아귀처럼 설쳐대는 730 보궐선거를 보니, 이번 역시 떡잎부터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참 이상한 나라의 알 수 없는 정치요, 선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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