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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주인, 반취입니다. 99년 4월 개설하였으나 아직도 이것저것 올리는 작업이 진행중입니다. 재미있거나, 유익하다 싶으면 이웃에 알려 널리 방문하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반취에게 하실 이야기나 보내실 서류(원고청탁서 등) 모두 이 게시판을 활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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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변을 보는 안타까운 마음…

 

어쩌다 이토록 무책임한 나라가 되었을까?

 


475명이 탄 대형 여객선이 침몰했습니다. 해상 사고로는 가히 미증유의 참사입니다. 배에 이상이 있음이 감지된 지 2시간 만에 뒤집어져 선미만 — 마치 빙산처럼 — 물위에 내놓고 95%가 잠겼습니다. 


탈출이 가능했던 1시간, 또는 1시간 반을 선장 이하 승무원들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냥 허비했습니다. 그러다가 안전이 임파서블(Impossible)한 상황이 되자 선장을 선두로 승무원 대부분이 먼저 빠져나왔습니다. 475명의 승선객 중 300여명을 침몰하는 배에 둔 채 말입니다. 이게 선진국을 눈앞에 두었다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설명될 수 없는 일입니다. 단언컨대 이건 패륜을 넘어 반사회, 반국가 범죄입니다. 

  

난세에 영웅이 탄생한다고 했습니다. 뜻하지 않은 대형 재난사고에서 감동적인 실화가 만들어집니다. 아덴만의 석해균 선장은 온 국민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었습니다. 또 천암함 사건 때 한준호 준위 역시 국민을 향해 진정한 책임의식과 용기가 무엇인가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세월호에서도 그런 사람이 전연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선원들은 맨 마지막이다. 너희들 다 구하고 난 나중에 나갈게.”

승무원 중 박지영(여·22) 씨가 마지막 순간까지 구명조끼를 학생들에게 양보하고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안산 단원고 김 모(17) 양은 “3층 로비에서 언니(박지영씨)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전해주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봤다”고 전했습니다. 김 양은 “배가 기울어지면서 근처 식당에서 와장창 접시가 쏟아졌고, 음식들도 바닥에 다 떨어져 굴렀다”며 “소주병 · 맥주병이 깨져서 파편이 날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3층엔 구명조끼가 없어 4층에서 구명조끼를 던져줬다”며 “그때 언니는 안 입느냐고 물어보니 ‘선원들은 맨 마지막이다. 너희 먼저 나가야지. 난 맨 나중에 나갈게’ 라고 했고, 언니를 본 건 그게 마지막이었다.”고 했습니다. 

  

선내 방송을 맡았던 박 씨가 승무원으로서 끝까지 승객 구조에 최선을 다하다 숨졌다는 증언이 다른 탑승객 양인석(49·운수업) 씨도 전합니다. “3층에 있던 여승무원(박지영씨)은 모두가 탈출하는 마지막까지 안내방송을 했고, 학생들보고 ‘먼저들 가라’고 고함을 질렀다”며 “다른 승무원들은 저 먼저 도망가는 데 정신이 없는데 그녀만이 혼자 계속해서 학생구조를 도우며 안내방송을 계속하다 숨졌다고 했습니다.

“빨리 위로 올라가세요. 높은 데로 올라가셔야 합니다.”

하며 승객들의 대피를 도왔고, 물이 차오르자 승객을 문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도왔습니다. 그리고 본인은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박지영 씨 사연은 3년 전 일본 도호쿠 대지진 당시 마지막까지 마이크를 잡고 주민들에게 쓰나미 대피 방송을 했던 마을 공무원 엔도 미키(당시 24세)씨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그는 “큰 해일이 오고 있으니 빨리빨리 높은 곳으로 도망치세요!” 라고 필사적으로 안내하면서 자신은 대피하지 못해 숨졌습니다. 주민 1만 7,700명 중 절반이 그의 방송을 듣고 대피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위기에 처했을 때 도울 수 있는 사람은 함께 위기에 처한 사람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일입니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승객이 승객을 도운 감동 사례는 더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부산외국어대 학생 10명이 죽고 100여명이 다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붕괴의 참혹한 현장에도 무너지는 지붕을 온 몸으로 막으며 후배들의 목숨을 구한 의로운 청년이 있었습니다. 부산외대 미얀마어과 학생회장인 양성호씨, 많은 학생을 살리고 자신은 스물다섯의 나이로 숭고한 죽음을 맞았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사흘째인 18일 정부는 잠수부와 항공기, 선박, 인양크레인 등을 동원해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세월호 내부로 직접 진입해 구조 활동을 벌일 수 있는 특급 잠수부도 550여명이나 모였습니다. 이들은 해양경찰청, 해군, 소방본부 소속이며 민간 잠수부들도 속속 현장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고 현장인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km 해상은 파도가 굉장히 강하고 수중 시야가 10~20㎝에 불과해 수색이 난항을 겪고 있다. 잠수부들은 지금까지 십여 차례 선박 내부 진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오만 가지 말을 만들어 냅니다. 

-- 본격적인 수색을 위해 필요한 것은 여객선의 머리와 꼬리를 잇는 '탐색 줄' 연결입니다. 이 줄이 있어야 잠수부들이 배 안에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 탐색 줄이 연결되고 선체 진입로가 확보되면 그때부터 잠수부가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배 설계도를 바탕으로 선실을 일일이 확인하게 됩니다. 구조 활동이 가능한 시간은 밀물과 썰물이 없는 정조시간 뿐이다.

-- 구조와 선체를 크레인으로 인양하는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러면서 구조 자체는 아무런 진전도 보이지 못하고 만 이틀을 보냈습니다. 사건만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에서는 원인 규명으로 분분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선장을 처벌해야 하는데 법이 느슨하다는 한탄 따위를 해댑니다. 


사고 현장에 최초에 도착한 헬기나 해양구조대원들이 있었습니다.  뉴스 화면을 보면 선박이 90도 미만으로 기울었을 때입니다. 이들의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 조치가, 밖에 나와있는 사람들만을 건졌습니다. 그 숫자가 174명입니다. 구조대원 중 누구 한사람, 배안에 있는 300여명에 대하여 관심을 보였다는 소리가 없습니다. 선박내부로 들어갔거나 진입을 시도했다는 구조대원 이야기도 없습니다.  그때 그들이 나섰다면 희생자는 현격히 줄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눈에 보이는 대상만 구조하는 것이 교과서적인 구조인가요? 이상할 정도가 아니라 분통이 터집니다. 승객을 배 안에 두고 먼저 탈출한 선장, 승무원들과 무엇이 얼마나 차이나는 행동일까요? 그 선장과 승무원을 우선 구조한 것이 바로 최초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이었습니다.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도대체 콘트롤타워(재난사고대책본부장)가 누구인지, 어느 부처가 본부부처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마다 현황보고를 해대고 있는데 숫자가 통일되지도 않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주무부처라고 한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입니다. 재난을 당했을 땐 재난 전문가가 콘트롤타워가 되어야 마땅합니다. 미국에서 911 테러가 벌어졌을 때 콘트롤타워는 소방대장이었습니다. 뉴욕시장까지도 그의 지휘를 받았습니다. 

 

지금 유가족을 포함 국민들은 목숨 걸고 구조 활동 편치는 구조대원을 보고 싶어 합니다. 

세상에 어떤 해양 참사가 날씨 좋고 맑은 물에 파도도 없는 평온한 곳에서 일어날까요? 참사는 기상이며 자연조건이 최악일 때 일어나는 법입니다. 

그리고 구조대원은 목숨을 걸고 그 최악의 조건과 맞서 조난당한 사람들을 구해내는 것이 직업입니다. 그 직업을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이 구조대원입니다. 

화재 현장의 소방대원들도 실제 목숨을 걸고 투쟁하듯 불을 끕니다. 그러다가 순직하는 소방대원의 숫자가 한 해 열 명 내외나 됩니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라이언 일병 하나를 구하기 위해 수색대원 여러 명이 희생당했습니다. 큰 의미에서 국가가 목적한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임무를 맡은 일부 사람들이 희생된 것입니다. 그 스토리에서 미국 국민의 감동은 물론이었고, 그 영화를 본 많은 다른 나라 국민들도 갈채를 보내며 미국의 용단과 그 정신을 부러워했습니다. 

  

4월 18일 오전 10시 현재 271명이 실종된 — 침몰한 선박 안에 사흘째 생사 모르게 갇혀 있는 —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그런 감동적인 구조대원의 모습을 볼 수는 없는 일일까요?

구조대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조대원답게 혼신의 힘을 다해 구조활동을 펼치는 생생한 모습을 보거나 듣고 싶은 것입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 꼽힐 정도로 물살이 빠르고 험한 해상이라는 것은 보도를 통해 들었습니다. 그런 조건에서 내 몸 안전을 꾀하며 구조활동을 벌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내노라 하는 전문 잠수요원이 555명이나 집결했다고 하는데, 한 방송의 전문가 인터뷰를 들어보면 그렇게 많은 인원은 필요 없다고 합니다. 필요없다면 오히려 말만 무성해지고 방해가 될 지도 모릅니다. 실제 현장의 사정이 그렇게 많은 인원이 바다 속에 들어갈 일도 없다고 합니다. 그럼 무엇 때문에 그렇게 모여 있는 것일까요? 흔한 요즘말로 현장 스펙을 쌓기 위해 운집한 전문요원들인가요? 지금까지 그 많은 전문요원들이 한 일은 떠다니는 시신을 발견한 일 외에는 없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살려고 싸우는 자는 죽을 것이요, 죽으려고 싸우는 자는 살 것이다”가 주는 교훈도 이제는 빛이 바랜 것일까요. 구조대원이 자기 몸 안전을 우선 챙기는 것이, 생사기로에 놓여있을 가족을 바다 속에 두고 있는 유가족에게는 더욱 가슴 비통한 일로 느껴질 것입니다. 

  

전함을 포함한 수십 척의 선박, 세 대의 초대형 크레인, 550여명의 전문 잠수부가 모여 있지만 만 48시간 동안 한 사람도 배안에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이러다간 십중팔구  그 많은 구조 인파가 운집했음에도 불구, 구조가능한 시간 다 놓치고, 뒤엉킨 시신만 뒤늦게 발견하는 짝이 될 것만 같습니다.  너무 가슴이 미어집니다. 

 

구멍을 뚫자, 구멍 뚫으면 살아있을지 모르는 생명에게 더 위험하다. 인양부터 서두르자. 그것도 조심해야한다. 갑론을박 말만 무성합니다.  그러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쩌면 유효했던 시간을 이미 다 보냈는지도 모릅니다.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하나 같이 특보를 내고 있는 주요 언론은, 우선 만사 젖히고 배 안에 갇혀 있는 학생 구조가 급한데, 이것을 노골적으로 재촉하는 말은 한마디도 없습니다. 그저 구조팀이 전하라는 대로 속절없이 — 하나도 신뢰도 안 되고 감동도 없는 — 해상조건이 워낙 나빠서 어쩔 수가 없다는 따위 변명 같은 소리만을 시끄럽게 앵무새처럼 되풀이 전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상한 나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참 구조대원다운 용감한 구조대원을 보고 싶은 게 지금 이 순간 필자와 유가족의 목마른 염원입니다. 부디 베품을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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